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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서울경제]"곧 상장해, 너만 알고 있어" 코린이 노린 검은 유혹[디센터의 블록체인 Now]
2021-08-23
https://www.sedaily.com/NewsView/22P0WB9HYA
글로벌 스탠더드는 상장 당일 공지
상장 일정 약속했다면 99.9% 사기
채굴기 투자, 다단계 돌려막기 많고
고수익 보장 스테이킹 업체도 의심
SNS 통한 로맨스 스캠도 신종 스캠
생소한 암호화폐 묻지마 투자 급증
코린이, 투기 세력 '먹잇감' 될수도
‘코린이(코인 초보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시장은 어려운 말들의 향연처럼 느껴진다. 채굴(mining)과 스테이킹(staking), 디파이(Defi), 암호화폐공개(ICO) 등 처음 접하는 용어들이 많아서다.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공부하면 암호화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암호화폐 투자를 일반 금융 상품 투자처럼 생각했다간 봉변(?) 당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투자자들에겐 생소하고 어려운 암호화폐의 속성을 악용해 각종 사기를 벌이는 세력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투자가 아직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지 않은 현재와 같은 과도기 국면에선 투자자들이 앞선 피해 유형을 살피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코린이들이 가장 자주 걸려드는 수법은 상장 사기다. 사기범들은 아직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암호화폐에 대해 “곧 대형 거래소에 상장할 것”이라고 홍보하면서 판매한다. 암호화폐거래소는 시세 변동 등의 이유 때문에 사전에 상장 계획을 밝히지 않는다. 상장 당일 공지 사항을 통해 상장 종목과 시간을 공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다. 여기서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있다면 일단 사기가 아닌지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실제 일부 사기(스캠·Scam) 프로젝트는 대형 거래소의 이름을 이용해 자체 암호화폐나 관련 물품을 판매한다. 이를 뒤늦게 인지한 거래소가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발표하면 활동을 중단하고 잠적한다. 지난 2018년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상장 공방을 벌였던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싸이클린’이 대표적 사례다. 싸이클린은 당시 자사 암호화폐가 바이낸스에 상장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대규모 행사를 열어 중·장년층, 노년층을 상대로 웨어러블 기계를 ‘걸으면 코인이 나오는 기계’로 둔갑시켜 판매했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싸이클린의 상장 계획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고, 실제 상장되지 않았다. 대표였던 김 모 씨는 과거에 불법 다단계 사업을 벌인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아 구속됐다.
상장 사기 세력들은 소재만 바꿔서 먹잇감을 계속 노린다. ABTS는 방탄소년단(BTS) 팬덤인 아미(ARMY)를 상대로 ‘ABTS코인’을 발행했다. 그러면서 ABTS 측은 조만간 글로벌 대형 거래소인 후오비에 ‘ABTS코인’을 상장할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후오비 측은 이를 “거짓”이라고 일축했고, ABTS는 온라인에서 활동을 멈췄다.
‘채굴’을 미끼로 접근하는 사례도 있다. 채굴기를 구매하면 매일 발생하는 채굴 수익을 돌려준다는 수법이다. 이들은 채굴기를 고객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슈퍼컴퓨터인 채굴기의 작동 방법이 어려우니 소정의 수수료만 주면 대신 운영해주겠다고 현혹한다. 채굴기가 설치된 현장을 견학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실상은 조악하다. 슈퍼컴퓨터는 내부가 텅 비어 있는 플라스틱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채굴은 할 수 없다. 투자 초기에는 다단계 ‘돌려 막기’ 방식으로 자금을 유통해 수익인 것처럼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수익을 확인시켜주고 더 큰 투자를 유도하는 일종의 미끼다. 투자 규모가 목표에 도달하면 이들은 사업장을 철수하고 갑자기 사라진다.
강성신 법무법인 해내 변호사는 “아무리 꼼꼼한 투자자라고 해도 채굴기를 분해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채굴장을 겉으로만 봐서는 사기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기 사건 대부분 빠른 속도로 사업장을 폐업하고 사라진다”며 “향후 형사 고발, 민사소송 등을 대비해 채굴장 사진, 약속했던 투자 내역 등을 수집해 두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스테이킹을 모방한 사기 수법도 활개를 치고 있다. 스테이킹이란 보유한 암호화폐의 유동성을 일정 기간 묶어 두는 대신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한 대가로 보상을 받는 행위를 뜻한다. 연이율은 고정돼 있지 않다. 토큰을 보유한 사람이 직접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스테이킹을 할 수도 있지만 과정이 복잡한 경우가 많아 대행해주는 서비스가 많다. 실제 빗썸·코인원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스테이킹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스테이킹 사기 세력들은 바로 이 점을 노린다. 표면적으로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속여 투자자들을 안심시킨다. 일정 기간 암호화폐를 맡기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홍보하고, 실제로 초반에는 수익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구조를 뜯어보면 돌려 막기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블록체인으로 암호화폐를 스테이킹해 나오는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원의 투자금으로 기존 회원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다. 회원 모집이 어려워지면 더 이상 이자 지급이 불가능해지는 구조다. 유입되는 회원 수가 감소하면 업체는 ‘먹튀’를 준비한다. 갑자기 홈페이지가 다운되거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안 되면 그때는 이미 업체가 도망가버린 후다. 지난 6월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브이글로벌 운영진은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회원 5만 2,000여 명으로부터 2조 2,100억여 원을 모금했다. 모바일 암호화페 스테이킹 서비스 ‘티어원’도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았다. 이더리움(ETH)을 100일간 예치하는 대가로 약정한 연 수익률은 최소 120%에 달한다. 업체를 고소한 피해자들은 스테이킹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다 어느 순간 모든 지급을 중단하고 잠적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도 있다. 로맨스 스캠은 주로 피해자에 대한 이성적 관심을 가장해 호의를 얻고 이를 악용하는 신용 사기의 일종이다. 이들은 일상적 대화를 하다가 어느 정도 사이가 가까워지면 고급 정보라며 특정 암호화폐에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사이트에 가입하는 방법, 투자 방식까지 상세히 알려준다. 이들이 작정하고 홈페이지에 수익률을 조작하기 때문에 의심 많은 사람이라도 현혹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처음에는 적은 금액을 투자했다가 화면상으로 상당한 수익이 나는 것을 보고 더 많은 금액을 입금하게 된다.
문제는 피해자가 수익금을 인출하려 할 때 발생한다. 피해자가 출금을 시도하면 거래가 중지되고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해진다. 심한 경우엔 암호화폐를 추가 입금해야 출금이 된다고 피해자를 꼬드기기까지 한다. 물론 추가 입금을 해도 출금은 이뤄지지 않는다.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하면 사이트는 폐쇄되고 피해자에게 투자를 권유했던 사람도 SNS상에서 사라진다. 암호화폐를 미끼로 한 사기는 대체적으로 비슷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가며 고수익을 보장하고, 투자금을 유치한 뒤 사라지는 식이다. 터무니없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면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도예리·노윤주 기자 yeri.do@decenter.kr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2P0WB9H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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